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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마을 앞산 너머 마을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어서 어와 둥둥 좋을 시구 살기도 좋다고 꽃향기 실은 바람이 전하는데 나는 그 곳에 가지 못 하고
뒷꿈치 들고 목을 갸웃거리며 몸을 잡지 못 하고 마음도 함께 떠남이 내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삶은 붙들고 머물고 만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꿈속에서 막 나온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영상들 철없던 어린 시절이 보이는 것은 현실을 잊고 싶은 간사한 내 마음이리 어젯밤 꿈속에서는 앞산 마을에 핀 꽃을 보았는데 한 송이 만저보지 못 하고 향기마저도 느끼지 못 한 것은 뜨겁고 차가운 내 몸짓 때문이었네
당장 힘에 부치는 절뚝이는 걸음인데도 나는 가야 한다네 가시에 찔리는 통증을 참으며 부엉이 우는 뒷산을 넘어가야 한다네 세상천지 그 누가 있어 부엉이 우는 무서운 산을 함께 넘어줄까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로 꽃보다 향기로운 외로는 한다마는 그들은 그들의 걸음으로 하는 말이지 우물길은 물동이에 금이 가서 내 머리 젖음을 그들이 어찌 알까 그 어떤 요행으로는 막을 수 없어 새는 물동이 새것으로 바꾸려면 한 동안은 꽃피는 마을은 잊어야 하는데 언제쯤이면 부엉이 우는 밤이 지나고 나의 아침에도 꽃이 피어나서 그윽한 향기에 두통이 치유되고 오늘밤 꿈속에서 나를 부르는 이와 꽃피는 마을을 만들어볼까
매화 강 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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