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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꽃피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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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피는 마을

      앞산 너머 마을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어서

      어와 둥둥 좋을 시구 살기도 좋다고

      꽃향기 실은 바람이 전하는데

      나는 그 곳에 가지 못 하고

      뒷꿈치 들고 목을 갸웃거리며

      몸을 잡지 못 하고

      마음도 함께 떠남이

      내 스스로에게 부끄러워

      삶은 붙들고 머물고 만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꿈속에서 막 나온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영상들

      철없던 어린 시절이 보이는 것은

      현실을 잊고 싶은 간사한 내 마음이리

      어젯밤 꿈속에서는

      앞산 마을에 핀 꽃을 보았는데

      한 송이 만저보지 못 하고

      향기마저도 느끼지 못 한 것은

      뜨겁고 차가운 내 몸짓 때문이었네

      당장 힘에 부치는

      절뚝이는 걸음인데도

      나는 가야 한다네

      가시에 찔리는 통증을 참으며

      부엉이 우는 뒷산을 넘어가야 한다네

      세상천지 그 누가 있어

      부엉이 우는 무서운 산을 함께 넘어줄까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로

      꽃보다 향기로운 외로는 한다마는

      그들은 그들의 걸음으로 하는 말이지

      우물길은 물동이에 금이 가서

      내 머리 젖음을 그들이 어찌 알까

      그 어떤 요행으로는 막을 수 없어

      새는 물동이 새것으로 바꾸려면

      한 동안은 꽃피는 마을은 잊어야 하는데

      언제쯤이면 부엉이 우는 밤이 지나고

      나의 아침에도 꽃이 피어나서

      그윽한 향기에 두통이 치유되고

      오늘밤 꿈속에서 나를 부르는 이와

      꽃피는 마을을 만들어볼까

      매화 강 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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