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에 재우렵니다
그대 나를 생각 하나요
태양의 눈빛이
참 [낭랑朗朗]이 맑기도 합니다
누구를 그리워하라 이리도 고운 날인가
문득 생각나는 그대가 있어
햇빛에 부서질 듯 한 창문을 여니
가볍고 아름다운 미인의 걸음으로
당신이 오신 양
내 몸에 와 닿는 바람이
가을 金風같이 몹시도 설래 입니다
그대는 배시시 소리 없이
입만 약간 벌리고 귀엽게 웃고 이지요
그대는 그렇게 온 종일 웃고만 있지요
나도 그렇게 온 종일 설래 이기만 합니다
사랑의 샘물은 넘쳐흘러도
서로 주고받을 수 없는
그대와 나는 무형[無形]이니
언젠가 서로 형체[形體]로 만나
명랑하고 쾌활하게 낭소[朗笑]하며 웃는 그날은
사주팔자 그 어는 팔복[八福] 속에 있으려나
사랑의 기본은 건강이니
태양처럼 뜨거운 가슴 만들어
금석구[金石軀몸구]처럼 건강이나 할까
바람꽃이 피려나 먼 산에
뽀얀 기운이 구름같이 끼고
옥모[玉貌]같은 그대 모습이 떠나면
서운한 마음에 멀리는 보내지 못 하고
달빛 아래에다 바래다줍니다
눈물 나게 서운한 날에는
가로등불빛 아래에다도 바래다주지요
하지만 오늘은
내 품에 재우렵니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