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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나비에게

*나비에게


나비야.
너는 왜 여기에 와서 앉았는냐
꽃도 없고 향기도 없는
메마르고 황폐한 이곳에
그 고운 날개를 접었는냐?
나비야
무엇이 그리도 슬프고 괴롭더냐?
울고 싶으냐?
나비야
울으려무나
이 넓은 대지가 다 젖도록
울고 또 울으려무나
나는 비록 풀한 포기 길러낼 수 없는
메마른 언덕 가슴이지만
나비가 흘린 눈물을 고이 받아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으로
나비가 앉을 수 있도록 피워 주고 싶군 아.
나비야
이제 여기를 떠나면 어디로 갈 테더냐?
나비야
가난한 진실을 원한다면
나와 함께 하고
유한한 행복을 원한다면
아주 멀리 날아가려무나
낮과 밤~이 없는
불빛 속으로 가려무나
비록 내슬픔이
나비가 가는 길에 향기가 된다면
나는 스스로 감내 하며 살련다
나비야
너는 넌 참 예쁘기도 하군 아
나비야
오늘밤에 내가 너를 위해서
꿈을 하나 꾸워 주리니
달빛이 환히 비출 때
접은 날개를 펴고 달빛 따라오렴
그곳이
어딜지는 나도 모르지만
그곳은 나비의 마음속에 있을 꺼야
나비야, 나비야~아
진정한 인생의 값을 위해
한눈 팔지 않는 네 그 마음속에
나는 그러는 네가 좋았단다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좋았단다
나비야
정말 미안하다
너를 위해
꽃한송이 피워주지 못해서
나비야 이제네가 날아가고
나 혼자 남으면 나 어떻하지
나비야
아마 몹시도
그리웁고 보고 싶을 거야
눈물이 한밭이 다 젖도록
그렇게 슬픔은 흐르겠지
나비야
어디가서 살든 날개를 조심하고
부디
고운 꽃 피어있는 곳에 가서 살아다오
다만 앉아야 할 꽃 자리를 잘 살펴보고 앉아야한다
꽃이라고 해서 다 향기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비야
내 너를 바라보면서
한순간이나마 행복해 하였는데
이제 나비가 가고나면 행복할 수 없으니
내가 행복해 해야 할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다오.
온~ 세상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나비로.!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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