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석 구
사랑을 찾아갈 때 에는
깡총 걸음 걸었지
그리움을 넘을 때마다
토끼가 어디가냐 물으면
나는 기쁨을 들킬세라
산새 지저귐속에 말을 감췄다
복사꽃 동네에서 우리는 만나
얼굴에 바알 간 부끄럼를 그리며
설렘을 주거니 받거니
심장이 취하여 두근거리면
서로는 스스럽없이
별꽃이 피고 달이 질 때까지
꽃배를 타고 사랑의 노를 저었다
그렇게 한 세월 청춘을 팔아
행복한 인생에 점목을 하고
만인지상(萬人之上)에자랑하였더니
한 나무 되지 못 하고 돌아오는길
산새들은 구슬피 흐느끼는데
꽃밭에 토끼 혼자 앉혀 놓고서
여우는 재주를 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