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반갑습니다

여우와 토끼

여우와 토끼

  강 석 구


사랑을 찾아갈 때 에는
깡총 걸음 걸었지
그리움을 넘을 때마다
토끼가 어디가냐 물으면
나는 기쁨을 들킬세라
산새 지저귐속에 말을 감췄다

복사꽃 동네에서 우리는 만나
얼굴에 바알 간 부끄럼를 그리며
설렘을 주거니 받거니
심장이 취하여 두근거리면
서로는 스스럽없이
별꽃이 피고 달이 질 때까지
꽃배를 타고 사랑의 노를 저었다

그렇게 한 세월 청춘을 팔아
행복한 인생에 점목을 하고
만인지상(萬人之上)에자랑하였더니
한 나무 되지 못 하고 돌아오는길
산새들은 구슬피 흐느끼는데
꽃밭에 토끼 혼자 앉혀 놓고서
여우는 재주를 부리고 있다 

'(시)반갑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이 싫어서 떠난 절  (0) 2019.01.28
취한김에  (0) 2019.01.23
사랑은 수술중  (0) 2019.01.08
동지섣달  (0) 2018.12.27
강마을 여인  (0) 201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