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석 구
중이 싫어서 절이 떠난는가
울타리는 부서져
온갖 잡념이 넘어 든다
대문도 부서져서
108번뇌가 떼 지어 들어가네
번뇌를 따라 경내에 들어서니
뚜껑 열린 우편함에는
극락에서 오는 소식인가
바람에 실려와 가득 담겨있다
절이 싫어서 중은 떠난는가
벽화속에서 무릎꿉고 앉아 있고
부처는 안타깝게 내려다본다.
법당 가는 뒤뜰 돌계단은
중의 발작소리 기다리다 죽은
혼백인 양 이끼 되어 돋았네
이곳을 다녀간 중생들은
아미타불 되었을까?
해탈의 길은 마음 비움에 있고
남을 위해 기도하면 부처 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내를 맴도는 바람은 차갑고
비치는 햇볕은 따사론게
어디선가 매화꽃이 피는가보다
유술 캐러 가는 길에
파남동 성재1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