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반갑습니다

쓸쓸한 고향

*
쓸쓸한 고향

집집마다 곡간에는 풍년들이 가득하고
사람마다 얼굴에는
회색만면(喜色이滿面) 하건만
나를 반길 젊음은 다 어디 가고
계절에 찢기어진 허수아비만이
나를 반기는 듯 북설풍에 펄럭인다
농심의 뿌리는 눈 속에 잠들고
어린날 추억은 홀로 외로워
빈 들판을 헤멘다
어린이의 얼굴은 부모를 따라
도시로 도시로 얼굴을 감추고
추억의 흔적은 그리움이 되어
하얀 눈꽃으로 날리고
雪香을 마트며 추억을 쫓아
한발자국 한발자국
가슴에 주어 담으면서
갈매산 들판에도
개암(개금)골 비탈에도
수없이 많은 발자국을 심어놓고
돌아설 때 너는(고향) 우두커니 서있었다
먼훈날 내가 다시 너를 찾아와
소리처 불러도 너는 대답 없을 쓸쓸한 고향이여.!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