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가을의 기운이 잠든 땅
설향(雪香)이 스며들어 흔적을 지우고
봄의 뿌리를 잡고 얼어붙은 겨울이
이제 땅꽂이 적시는 소리로
동면(冬眠)을 방면(放免)하는
태양의 황경(黃經)330도
너의 이름은 우수(雨水)이어라.
겨 우네 껍질 지어진
옷깃을 파고들던 한기는
하나 둘씩 벗겨지고
사람들은 거리를 가로지르며
멀어졌던 희망의 시야를
봄볕이 눈 비비는 양지 녘에서
희망을 한아름 잡아 땅긴다.
등교 길에 줄지은 학생들 주머니에서
꼼지락거리는 손꼬락들이
부스럭 부스럭 밖으로 나와
한 손은 방학을 개학시키고
또 한 손은 벌써 운동장에 뛰어가
하늘한쪽 걷어다가 펼처놓고
운동장이 들썩토록 놀이를 한다.!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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