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떠나간 잎새에게
소중한 "내" 사랑하는 잎새여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나의 잎새여
이 가지를 두고 떠났다고
너무 그렇게 슬퍼하지는 마오
그대 잎새 얼굴에
붉은 단풍들어
열매를 영글리지 못 하고
파란 잎으로 떠나간 것은
뿌리깊은 곳에서
아직도 발아하지 못 하고
몸부림치는 씨앗이 있어
잠시 그 씨앗의 거름이 되려는 마음에서
떠나가는 안타까움과
맞이하는 고통을 감수하며
간 것이니 안이오
중하고도 귀한
내 사랑하는 잎새여
너무 괴로워 하지 마오
오히려 이 가지는
잎새가 지내야 할 날들이
한없이. 한없이 걱정이라오.
한없이 펼쳐진 나의 사랑이라는 화폭 위에
붉은 점 하나 찍어만 놓고 가버린
사랑하는 나의 잎새여
그러니 이 가지의 걱정일랑
잠시 가슴 한 쪽에 물려놓고
씨앗이 발아하여
싹이 트일 때까지만
거미의 모성애처럼
몸과 마음을 헌신하시구려
그리고 봄이 다시 돌아왔을 때
영원약속 꼬옥 떼어들고 이 가지를 찾아와
못다 익힌 열매를 영글리고
못다붉인 얼굴단풍 붉게 물들이시고
못다준 가지의 사랑을 받으시구려
그대 잎새를 만난 4월에서
그대 잎새 떠나간 10월까지
그래도 이 가지는
생에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소
그 누구도 느껴보지 못 했을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이었던 것을
이제 잎새 떠나간 빈 내 가지에는
찬서 리만 야속하게 내려 적실 것이고
북풍 한 설에 차가워 떨어야 하겠지만
그대 잎새가 머물다간
사랑의 흔적이 있으니
아무려면 솜이불만 안이 못 하겠오.
내 사랑하는 잎새여
바라건대 낮에 비가 오거들랑
창가에서 내 생각으로 노래를 듣고 부르며
달이 뜨는 밤이 되면은
달을 바라다보면서
다시 만날 그 날을 소원해주오.
그러면 바람이 안이 불어도
나는 가지를 흔들어 춤을 추려네
그대 사랑하는 잎새여
훈 날 다시 내 가지에서
잎새를 다시 만날 때까지
힘들지나 안이하였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고
글이라도 써서 부처 주고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은데
너무나 먼 곳이기에
이 냥 이렇게 잎새 위해 기도만 할 뿐이니
부디 힘들지 않은 삶이었으면.!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