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木
다 벗어 버렸다
속세를 떠난 중의 머리처럼
마음을 비운 성직자의 구두처럼
봄여름 가을
生을 구하는 이들을 위해
낡은 옷 한깃 한 홀 없이 다 벗어 주었다.
자식을 출가시킨 어머니의
그리운 마음의 아픔처럼,
아이를 잉태한 산모처럼
미동의 저항도 없이
그렇게 겨울나무는 벌하고 서있다.
치부를 다 드러낸 부부처럼
한 눈 만으로도 부끄럼 없이
봄날에 피어낼 새싹을 위해
쓸쓸한 풍경을 들고 서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정을 빚고있다.
추위도 잊은 채 裸膚가 되어
뿌리깊은 곳에 심장을 박고
식어 가는 大地의 온기를 위해
파란 계절의 꿈을 위해서
희망이라는 기다림을 지탱하고 있다.!
대전사랑/ 매화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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