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반갑습니다

복사꽃 여인

*복사꽃 여인




파하란 하늘의 동경을
한 짐 짊어지고
도시의 어깨위로
무너진 황톳길을 따라
터질 듯한
봄의 가슴을 스치면서
도시의 풍경을
저만치 밀어놓고
웃으며 부는
아침 바람 있는 곳
뽀얀 히 연기 오르는 산사가 있다
마당가에
은사시나무 한 그루
자줏물을 먹고 큰 듯
하는 키닿고
뒤뜰에는
복사나무들이
연분홍 미소로 산사를 잡는다
동녘이 하늘을 열고
햇귀가 구름을 쫓을 때쯤
마당을 서성이다가
뒤뜰로 돌아가는
하얀 여인의 콧노래 소리가
복사꽃 봉우리에 다소곳이 앉는다
몇 일이 지났을까
다시 찾아 왔을 때에는
복사꽃은 만발하여 산사를 덮었고
여인은
꽃 속에 숨었는지 않이보이며
솔밭에서는
4월의 모델들만 사진을 찍고 있다
도시에서 찌든 마음을
한순간 이나마
정화했던 산사의 아침풍경은
이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이곳을 아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4월이 가고
여왕의 가슴이 잠자고
길 국이 울어댈 때쯤
산사의 그 여인은
도시속 그 어느 가게에서
맛있는 복사로 다소곳이 앉아 있으리라.!


매화

햇귀; 떠오르는 아침 해


'(시)반갑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젊음 사랑아  (5) 2002.04.18
청양의 四季  (21) 2002.04.17
대전 천을 거닐며  (7) 2002.04.14
낮잠  (9) 2002.04.13
혼자 있으면  (12) 200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