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반갑습니다

아이야 가을이란다

*아이야 가을이란다




아빠가 창문을 자주 열고
담배 연기를 길게 내 품으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엄마가 음악을 자주 듣고
조용히 눈을 감고있으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할아버지 주름살이 더 굵고
모습이 낯설어 보이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할머니가 길가에 앉아있고
아이들을 자꾸 쳐다보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화단의 꽃이슬이 차갑고
바람이 창문을 흔들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오빠가 구두를 갈아 신고
누나가 들꽃을 꺾으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강태공 아저씨가 낙시줄을 던지고
고기가 물어도 그걸 모르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트럭 한 대가 바쁜 길을 멈추고
책방에 오래 있다가 가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청소부 아저씨가 일찍 출근하고
늦게 들어오고 말이 고상하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동쪽에는 해가 서쪽에는 달이 있고
해가 질 때 달이 떠오르면
아이야 가을이란다!



매화

'(시)반갑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만찬  (0) 2002.10.04
가을 2  (1) 2002.10.04
희망의 아침  (0) 2002.09.30
가을  (0) 2002.09.27
달밤  (0) 200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