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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원자력병원. 5 그리움

*원자력병원.

5 그리움



아침 눈을 뜬다
비수 같은 밤을 새우며
고통을 이겨내던 기운이
긴 한 숨을 토해내며
가슴을 창가로 밀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 딛는 걸음. 걸음은
황토 묻은 신발처럼 무거웁고나

창문을 연다
청아한 하늘처럼
싱그러운 바람이 들어온다
내집앞을 스처온 바람인 듯
나를 부르는 소리들이
눈동자에 맺혔다가
내 볼을 만지며 기도를 하네
뜨거운 온기가 가슴을 적시네

나 여기에 왜 있는지
나 아직은 모르는 듯 하리라
내 손금이 긴 덕택으로
이 병원 나가는 날 있으면
집에 가서 웃으며 알아봐야지
그러나 아직은 꿈꾸는 시간
집에 돌아갈 날 그 언제일는지
끝없이 먼 내일인 듯 아득하여라.!


200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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