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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환갑



六十甲子돌맞이

1 환갑 

강 석 구


해가 지면 퇴근길에
떨어지는 붉은 노을아
들꽃을 꺾던 청춘이
그리워지는구나

아침에는 나뭇잎이
마음껏 푸르더니만
꿈이듯 생시인 듯 깨어보니
발갛게 물들어있고

물을 차고 날던 제비는
바둑 한 수에 부엉이가 되었고
벌 나비 부르던 꽃은
물기가 줄어드니 주름만 늘어

노송에 매친 이슬은
비둘기 울음소리에
철없이 글썽거리더니
소슬하게  떨어지네

오호~이재(呼哀哉)라
청춘은 아직도
꿈의 고개를 오르고 있는데
세월은 어느새
반백이 되어 내려오네


六十甲子돌맞이

2  회갑

강 석 구


아이 하나가 있었네
꿈이라는 희망을 먹고
청춘이 되었다네

벌 나비 따라 꽃밭에 갔다가
청춘을 노래한 대가로
사랑을 선물 받았지

날마다 날마다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닳도록 사랑을 하다가

새론 꽃밭을 만들어놓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혔다고
동사무소에 자랑질하고

가화만사성 해 밝은 글귀가
집 안 곳곳에 병풍이 처지면 
주방에선 나물국향기 그윽하고
방마다 선 꿈꾸는 소리가 향기롭다

희노액락 노래 한 가락이
중년의 붓이 만들어지니
비바람 천둥소리에서
세상의 이치를 꺼내어
청춘의 일기장에
꽃물을 찍어
중년의 이름은 적어 보관해놓고

백세고개 넘어가는길
6부능선에서 잠시 쉼터를 틀고
추억 속의 아이를 초대해놓고
비릿한 바다바람속에
소울음소리를 타서
거 하게 푸짐하게 대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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