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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법원 앞에서

법원 앞에서

뺌도 없는 유정 칠년
더함도 없는 무정 칠년
너는 향내나는 밥상머리에서
규춘같은 목소리로
옷고름 날리며 사랑노래 부를 때
나는 별을 따다 밥을 지어서--
----꿈을 먹이고
달빛 따다 옷을 기워--
----꿈을 입혔다
별도 달도 없는 밤에는 이슬 따다 주엇지
그리고 지금 그
이슬마저 말라버린 법원 앞에서
그 어떤 약속으로도 기약할 수 없는
이별의 선을 그어놓고
한 걸음씩 물러서서
계절을 다한 잎새와 가지처럼
너는 다시 피어날
그 어떤 가지의 잎새의 자리로
나는 열매를 가꿔야 할 가지의 자리로 가야 한다
그렇게도 간 구했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까마귀 얼어죽은 법원앞 하얀 거리에서
서로의 아야마음 달래면서
긴 그림자를 느리우며 돌아설 때
태양도 서글픈 듯
저만치 달려가 노을을 덮고
자줏빛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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