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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 타향 "

'
타 향


`발걸음 소리 멀어진 거리엔
외로운 사람들만 남아
서로 마주보는 밤
하늘에는 구름이
하얗게 끓어넘처, 달빛을 타고
제각기 고향으로 흘러가고
멀어진 발걸음들은
빌딩 숲에 들어박혔다.

`달빛 피는 골목길엔
적막들이 뛰어나와
현란 한 춤을 추고
술 병들은 고향을 노래하고
별빛을 흗뿌리는 바람에
나뭇잎은 떨어져서
외로운 담배꽁초 베고 누워
별을 헤어 가슴에 담는다.

`그리움을 외로움으로 빼앗기기엔
아직은 때 이른 시간
궁녀들도 시녀들도 임금께 가고
길 잃은 마님과 유모는
그리운 사람들 틈에다 손을 내밀어
고향을 더 그립게 하며
하늘 한 쪽 씩 쪼개어 마신다.
마당쇠의 밤은 부서져 더욱 쓸쓸하여라.!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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