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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유월

유 월

유월의 문을 열면
어머니의 가슴처럼
넓고 둥근 초원 위에는
어릴 적 추억이 묻혀다준
별의별 나무와 별의별 풀과
별의별 곤충과 별의별 짐승과
별의별 꽃들과 별의별 풍경들이
별의별 색을 입고 별의별 자세로
별의별 곳에서 별의별 향기를 풍긴다

유월의 문을 들어서면
나무는 풀을 잡아 끄러 올리고
풀은 곤충과 짐승의 집을 지어주고
곤충과 짐승은 꽃에 앉아 풍경을 읽으며
꽃과 풍경은 푸르고 건강한 모습을 자아내며
계절마다에서 모인 푸르고 건강한 선수들은
제 철에 가져갈 풍년을 가꾸면서 모두 주인이 되어 다툰다.

유월의 문을 들어가 앉으면
익어진 봄의 열매는 특별 출연하고
여름에 익어질 열매는 이미 뛰어 가고
가을에 익어갈 풍년은 서로 키를 재며
겨울은 마라토너가 되어 가을 뒤에서 뛰어온다
어떤 이는 봄을 응원하며 그늘에 앉아 있고
어떤 이는 여름을 응원하며 햇볕에 앉아 있고
어떤 이는 가을을 응원하며 우승을 바라며 빌고
겨울을 응원하는 사람은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다
유월은 철마다의 희망이 모인 계절의 운동회 날이다.!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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