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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샤워 실에서 나왔다.
가을이 샤워 실에서 나왔다.
보일 듯 말 듯
나뭇잎 몇 개로
간신히 가리운 몸
붉은 저녁 노을 빛에
뽀오얀 속살이 비친다.
아~ 주름이 졌네
샤워 실에 들어갈 때에는
그리도 탈력 있던 살결이던 만
누구를 위해 헌신한 몸이었기에
곱던 살결은 버급이 되어
굵은 골이 패어있고
머리는 촉촉이 젖어
안개처럼 서려있는 물기는
거친 살결에 맺혀
슬픔인양 방울. 방울 흘러내린다
이제는
몸을 가리운 나뭇잎 몇 개마저 벗어놓고
겨울의 침소로 들어가면
대지의 침대는 온기를 잃은 지 오래고
그리움의 창문틈새로 북풍은 들어와
속살 비친 형광등도 꺼 저버리면
하얀 눈만 찾아와
눈 꽃피우며 함께 자자 할 텐데
어느 임의 품에서 따뜻할까.?
2001. 11. 28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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