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길 가는 친구 에게
친구야 잘 가시게나
오늘이 아주 멀리 떠나는 날이구만
늘신하고 곱기도 하더니
이제 가면 영원히 볼 수 없겠지
생각에는 배웅하려 했는데
그리 하지 못 하고
글로 대신하며 내 눈을 울린다
주름진 언덕에서 함께
추억을 뒤돌아보아야 하는데
중후한 중년을 남겨놓고 떠난단 말인가
그리도 외로워하였다던데
자주자주 만나 주어서
추억 한 줌 더 가져가게 해줄 것을
나도 외로우면서
친구의 외로움을 몰라주었으니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네 그려
친구야 미안허이
이제는 그 무엇도 줄 수 없으니
오로지 이 글 한 편 뿐일세 그려
친구야
초행길 떠나는데 외로울까 하여
내 천상에 고했느니
편안한 마음으로 부디 자~알 가시게나
친구 강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