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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풍경소리 종소리



풍경소리 종소리

강 석 구



노승은 걸으면서
산마루마다 금을 긋고
선사는 지팡이로 자질을 한다

바위와 나무는
서로 바라보며 히죽거리고
초목은 서로 바람의 그네를 타네

노승이 그은 금을 따라
까마귀 날개 치는 소리
선사가 잰 자질 따라 세월은 가네

서낭당 나무에 나붓 끼는 오색천은
땅의 음기를 달래주고
손을 모은 마음은
하늘의 양의 기운을 내린다.

노승은 지팡이를 땅에 꼽고
선사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워도
산사의 풍경소리 메아리로 멈추네
아~속세의 인연은 있기는 했던가

성당의 종소리 끝을 따라
교회 종소리 사랑이옵고
신부님 기도소리 하늘의 은혜로다
목사님 설교에 사랑이 피어나면

사람들 구름처럼 몰려가도
감사기도 올리는 자(者)몇 이런가
달이 밝을수록 그리움 깊어지고
그리움 마중길 별빛은 아득하네

있으면 있는 만큼  가슴을 닫고
더 많이 취하려 소원을 빌었을까?
없으면 없는 만큼 마음을 열고
나누며 살기에 소원을 빌었을까?

오늘 이 순간 살아있음이
희망과 행복의 시간이라면
소원비는 기도가 무엣 소용이되리
풍경은 바람이 치고 종은 사람이 치는데

이만큼만 살아감에 대하여
각자 믿는 신께 감사기도 전하면
육신의 세상은 낙원이요
마음의 세상은 천국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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