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병원에서
6 사랑이란
1
지척이 천리길이라
부르면 들리는 곳
차만 타면 하룻길인데
불러도 대답하는 사람 없어서
하얀 옷 약내를 맡으며
괜스레 허허로운 길을 나서네.
그 길은~ 만리를 지나 억겁의 길
살아서는 갈 수 없는 곳
골백번 죽어도 닿을 수 없는 곳
살아온 날의 죄 한짐 짊어지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녀오네.
누군가를 위한 삶이라면
이 곳에 있음은 미안하지만
진정 나를 원하는 삶은 있는가
인생이라는 굴래 속에서
사랑도 정도 다 주었는데.
사랑은 쌓이지 않았을 듯
정은 뜨겁지 못했을 듯
강 건너 불처럼 멀리서
시린 삶의 멍에를 쓰고
힘겨워 하는 나의 사람아.!
2
사랑은 어디에 소용되는 것일까
어느 사연에 사랑을 주어야
뜨거운 정을 느낄까?
사랑인 줄 알고 주었는데
잠시 쉬어 가는 나그네이었던 듯
잠시 만작거리다가떠난는가
나의 사랑이 소용되지 못했다면
나보다는 행복한 인생이겠지
사랑이란 현실에서는 소용되지 못하고
방황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벗어나
길을 물을 때만이 소용되는가보다.
그래서 사랑은 주는 것만이
진실한 사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주었어도
받은 이의 가슴에 채워지지 않는 다면
진실한 마음은 결여된 것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간구히 바램할 때만이
진정한 사랑을 주고받은 것이 된다.
지금도 어디선가
떠나고 보내는 사랑이 있다.
그러나 보내는 사랑은 없다
다만 떠나는 사랑이 있기에
덩달아 보내는 사랑이 되는 것일 뿐이다.
필찬아빠
*사랑의 이별에는
반듯이
이별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이 있는 것이다.--[한용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