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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木手

*목수




나 닮은 나무 한 토막을 놓고
욕심으로 채워져 튀어나온
어리석은 눈과 심장에
아침보다 더 맑은
공기 한 입 적셔다가
반듯하게 먹줄을 놓고서는
태양이 구름을 녹이듯이
먹 선을 따라 깎는다.

깎다가 남아지는 미련은
긍지와 열정으로
태워 물은 담배 연기로
섬세하게 다듬어 내리고
그래도 남은 아쉬움에는
내일을 약속하는
꿈으로 빚은 술로
마음을 진정 하고
희망으로 길이를 재어 마름질한다.

모두가 바라볼 수 있는
만큼의 크기로 잘라서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모습으로 모양을 내어
눈보다 희고 고운
사포로 고음질 한 다음
행복의 니스를 칠해 놓고
나무 닮은 내가 되어본다.



매화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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