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을 들다 말고
술잔을 들다 말고
한없이 바라다본다.
그렇게 바라보는 술잔 속에서는
온갖 사연들이 술에 취한 듯
줄을 지어 떠다니며
별처럼 웃는 알 콜 알갱이들에게
가슴들을 마구 태우고 있다.
술잔을 들다 말고 바라다보면
달 같은 얼굴이 떠있어
그 얼굴 품으려고 마셔버리면
얼굴 사라지고 별만 떠있어
그 얼굴 그리워 잔을 채우고
또 한없이 바라다본다.
살고. 살고 몇 생을 살아도
잊을 수 없는 것이
그리운 얼굴이요
죽고. 죽고 몇 한 을 죽어도
또 잊을 수 없는 것이
내 그리운 얼굴이요.
달 속에 걸어 놓은
이태백의 술통을 마셔버리면
그 얼굴 만나려나 만져보려나
꿈결처럼 지나가는 아쉬운 날들
잡으려니 그 사랑은 아득하기만
술이라도 마시면은 그 얼굴 만나보니
평생은 술이나 마시면서 살면은 어떠하리
그렇게
별이 웃던 자리에서
달이 질 때까지
마시고또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은
사랑으로 앓는 가슴
치유되지 않는
그리움 때문인가 봐.
2004. 5. 14 매화
'(시)반갑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동강아 (0) | 2004.08.04 |
---|---|
사랑이 지나간 자리 (2) | 2004.07.22 |
누나야. 누나야 (2) | 2004.07.15 |
나 이제는 가련다. (1) | 2004.07.14 |
너를 위하여 (3) | 2004.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