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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술잔을 들다 말고


술잔을 들다 말고


술잔을 들다 말고


한없이 바라다본다.


그렇게 바라보는 술잔 속에서는


온갖 사연들이 술에 취한 듯


줄을 지어 떠다니며


별처럼 웃는 알 콜 알갱이들에게


가슴들을 마구 태우고 있다.

술잔을 들다 말고 바라다보면


달 같은 얼굴이 떠있어


그 얼굴 품으려고 마셔버리면


얼굴 사라지고 별만 떠있어


그 얼굴 그리워 잔을 채우고


또 한없이 바라다본다.

살고. 살고 몇 생을 살아도


잊을 수 없는 것이


그리운 얼굴이요


죽고. 죽고 몇 한 을 죽어도


또 잊을 수 없는 것이


내 그리운 얼굴이요.

달 속에 걸어 놓은


이태백의 술통을 마셔버리면


그 얼굴 만나려나 만져보려나


꿈결처럼 지나가는 아쉬운 날들


잡으려니 그 사랑은 아득하기만


술이라도 마시면은 그 얼굴 만나보니


평생은 술이나 마시면서 살면은 어떠하리

그렇게

별이 웃던 자리에서


달이 질 때까지


마시고또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은


사랑으로 앓는 가슴


치유되지 않는

그리움 때문인가 봐.

2004. 5. 14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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