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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이월이 간답니다

이월이 간답니다

         강 석 구


이월이 간답니다
가지 말라고 붙잡았습니다
그래도 간다 합니다
자꾸만 달력 끄트머리로
마지막 숫자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위로 올리려고 안간힘을 써도
올라가지 않아 어쩔 수가 없네요
고맙게 보내줘야지요
이만큼 나를 살게 해주었고
삼월의 문앞까지 데려다 주었으니
이래저래 고마운 이월이었네요

그러니 어찌 아니 고맙겠어요
이것저것 다 따지자 면이야
나쁜 것들도 있었지만
그것이야 좋은 것 주려다 보니
수고로움의 그림자였겠지요
하여 나쁜 것들은 좋은 것의
껍데기라 생각하며 웃고 살아요

맞이하는 삼월도 이월처럼
좋은 것은 빼앗길까봐
나쁜 것으로 싸서 올 테니
나쁜 것을 버려버린다면
좋은 것도 가질 수 없을 테니요
모두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나쁜 것은 나쁨을 감추기 위해
좋은 것으로 포장해서 올 것이니
포장지 조심히 뜯고 웃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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