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면
강 석 구
목소리가 귀로 생각이 나면
환청이 들리고
모습이 눈으로 생각이 나면
헛것이 보이고
웃음이 목구멍으로 생각이 나면
밥은 안 넘어가고
아리랑 고개 안개 넘어가 듯
물만 찔끔 찔끔 넘어간다
목구멍으로 생각이 나면
물이라도 넘어가지만
마음으로 생각이 나면
가슴에 묻으려니
자꾸만 아파져서
사랑 외엔 약도 없는병
그리움의 토끼뜀 숨결이여
조석으로 생각이 나면
바람 쓸쓸히 불고
밤낮으로 생각이 나면
해와 달도 서러워서
아무도 모르게
꿈속에서 생각하는데
꿈길까지 찾아오는 기러기 눈물.
(시)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