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머물던 자리
강 석 구
당신을 만난 일기장은 호화로웠다
당신 인생에 인연의 고리를 걸고
당신의 숨소리가
도시를 노래할 때면
나는 그 숨소리를 들으며
달콤한 당신의 알맹이로
쓰디쓴 내 껍데기를 벗으며
저절로 호화로운 날을 살았다
하지만 당신이 꿈속으로 떠나고
당신 없는 인생에서
한 근도 안 되는 심장에
그리움 어이 다 채울 것이며
178cm120근 몸뚱이로
억만 근이나 되는 인생을 짊어진 채
차오르는 숨결 헐떡이며
부르는 사랑의 노래
그 음률이 영 불안하구나
주막집 주소도 안 가르쳐주고
가슴만 태우고 간 사랑 자리
봄이 지나고 여름인데도
꽃은 물론이고 풀도 없어
그리움 달래볼 그늘도 없는
사랑이 머물던 자리
타는 가슴으로 지나가려니
몹시도 뜨거운 날 되겠네.
(시)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