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역전시장 아침
강 석 구
꽃이 필까 말까 망설이는
쌀쌀히 뜨는 태양 아침
대전 역전시장에
비둘기들이 장 보러 왔네
이리저리 발품을 팔다가
누가 주고 간 빵조각 앞에서
전깃줄 타고 온 참새들을 만나
함께 맛나게 장을 본다
햇볕이 부딧첬다 떨어지는
콘크리트벽 아래
관절통 할머니
시린 무릎 앞에 놓인
달래와 냉이 향기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따라다니며
입안에서 군침을 돌려주고있다
역전시장 봄 아침은
울근불근 활력이 돋고
아지랑이처럼 모락모락
삶의 생기가 피어난다
이런 풍경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니
망설이던 꽃봉오리들이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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