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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나는 바부다

나는 바부다

1

햇볕이 쨍쨍 무더운 날
시원한 바람 앞에
가슴을 내밀면
행여 바람의 길이 막아질까
뜨거운 열기를 식히지 못하는
나는 바부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날
그늘진 나무 밑에
쉬고 있으면
행여 그 나뭇잎 녹아질까
뜨거운 햇볕아래서 땀을 말리는
나는 바부다.

2

한없이 외로움이 젖어오는 날
들 꽃핀 길을 거닐어도
행여 그 꽃잎 색깔 변할까
다가가 만지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나는 바부다.

가슴이 시려도 여밀 옷깃이 없는 날
꽃잎이 손을 저어 여미어 준대도
행여 다가가면 향기 사라질까
어루만지며 취하지 못하고
시린 가슴 더듬으며 떨고있는
나는 바부다.

3

그리움이 봇물처럼 밀려오는 날
부르면 올것같은 님이 있어도
행여 부르면 그 님 힘겨울까
마음 절뚝이며 부르지 못하고
고독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나는 바부다.

보고싶은 얼굴이 달처럼 떠오르는 날
나를 찾아온 다는, 그 "님" 이 있어도
만나면 부끄러 나는 숨을까
다정히 맞이할 준비를 못하고
언제나 이냥 마음만 타는
나는 바부다.!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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