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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입동(立冬)

*입동(立冬)



계절마다 수고로운 사연은 달라도
가을을 보내는 마음은 일심이라
저마다 집을 찾는 걸음도 바삐,
팔 장낀 모습들이 을씨년스러운데
찹쌀떡 장사 외침 소리에
밤은 깊어가고
옆집아이 보채는 울음소리에
별은 내려와
달빛에 누드를 찍고
창문에 영상을 비치면
한 편의 영화를 꿈꾼다.
지축을 울리는
새벽열차 기적소리에
밤새 꿈꾼 별의 문을 열면
나는 가네 나는 가네
외치는 소리 있어
나도 가네. 나도 가네
따라간 출근길
하얀 서리 내린 가로수 아래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하는 말, 여기는 입동입니다.!

강 석 구

도대채 내 운명은 한 마디로 말해서 어떠한가.
소설로 쓰더라도 몇 십권이 될지 모르는
파란 만장하고 기구 맹랑한 운명을 한마디로 묻는다면
[태어났으니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는가?
가족들을 불러놓고 유언을 남긴 뒤
도사처럼 조용히 눈을 감을 것인가,
아니면 한순간 더 연장해 보겠다고
악을 쓰면서 고통스럽게 막을 내릴 것인가.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천재지변으로.............!

여기 떨어진 낙엽처럼
한 생을 잘 살다가 가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혼자 먼저 붉어지는 삶을 살지 말고,
더불어 함께 붉어지는 나뭇잎 같이...........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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