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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

친구

친구

옛날 어린 동무 하나가

보따리 이고지고 나 없는 사이

멀고 머언 타향

연탄재 뿌셔놓고 쪽파를 심는

산새 울며넘는 그런 마을로

안녕이란 말 한마디 바람에 묶어

동구밖 정자나무 가지에 걸어놓고

계절이 모두 잠든 날 떠나갔지요.

그리고 석삼년 되던 해가

두 번 바뀌던해 여름

연탄재 싫어나르는

시커먼 차에 치어

영원한 꿈을 않고

영원한 나라로

영원히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안양 평촌마을 집을 짖던 해

친구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맨날이라 말하면 거짓이라 할 테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자주자주 생각하며

언젠가는 고향에서 다시 만나서

고향을 지키며 살자했는데

이제는 고향가서 살만도 하여

내일일까 모래일까 점치는 사이

한편의 열 락도 하지 않고서

무슨 꿈이 따로 있어

나를 두고 먼저 갔답니다.

친구의 죽음으로 아픈 마음

무엇으로도 달랠 재간이 없어

서편으로 돌아서서 고개 숙이고

함께 부르던 옛 노랫소리를

휘파람으로 불면서 명복을 빌었네

그러자 함께 앎이 되어 일을 하던

아저씨 한분은 처량타 하시며

눈물 지면 눈가로 올리던 손등 위에

나는 쉬지 않고서

휘파람만 불어불어 올려주었네.

아직도 옛 모습이 눈에 선하여

지금도 내마음 처량도할까 하여

휘파람 불어보니 한없이 그리운 얼굴

어릴적 친구와 약속하기를

세상에서 제일 살기좋은

고향으로 만들어서

재미있게 살아보자 약속했는데

이제는 누고하고 약속을 하나

혼자라도 찾아가면 반겨는 줄라나.

달밤에 울던 귀뚜리 소리도

들 창문 두드리던 봄꽃 향기도

어쩌면 혼자가면 외면하겠지

안이야 눈감고 친구에게 비르려네

이슬 젖은 풀숲에 달빛 비추면

그 어떤 이름으로 너는 다시 태어나서

쏟아지는 별빛을 받아

가슴에 한아름 꿈으로 채웠다가

계절마다 각기 다른 성공의 이름으로

달빛이 닦아놓은 고향 가는 길

노래하며 춤추며 함께 가자고.!

매화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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