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저녁 풍경
계룡산 정상에서 동학사 입구까지
신선의 도포인양
펼쳐지는 운무를 뚫고
사랑을 찌르는 여인의
바늘 같은 그리움이 쏟아져 내리고
그 속을 드려 쳐다보면
선녀가 있는 듯 形形色色(형형색색) 빛이 만들어지고
치렁치렁 늘어진 황홀한 머릿결 같이
버들가지 흔드는 바람의 그림자처럼
표현 불가한 것의 뒤에 풍경처럼
내일 또다시 보아야 알 수 있도록
취한 마음 되게 해주는
현란한 광채가 눈이 부시게
금담에 피어나는 별빛처럼 반짝 반짝거리네
운무에 그려지는 햇살이여
햇살을 그려 받는 운무여
신의 이름들이 깨어난 듯
신의 눈이 꿈을 꾸는 듯
무지갯빛보다 고운 빛으로
색(色)신이 춤을추는 모습을
노래하는 선녀의 폭포처럼
눈을 감기게 할 듯 부시고 부시어
최면에 걸린 듯 바라만 보아야 하는
동학사 저녁 노을 빛 풍경이여
영원히 표현 불가할
여인의(어머니) 가슴 같이 아름답구나.
매화 강 석 구
1995 동학사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