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월 / 강 석 구
구월은
용광로가 끓어 넘쳐
앗 뜨겁던 팔월이 가고
무지개빛 소나기가 내려
싸늘 바람 가을이 되는 달
온갖 곡식과 과실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했던 여름은
서운한 듯 한낮을 돌아보며
뜨건 햇빛 흘리며 떠나간다
여름과 교대한 가을은
잠자리 날갯짓을 치며
곡식을 여물리고
귀뚜리 울음소리로
열매를 붉게 익히네
아침저녁으로는 싸늘한
팔뚝 닭살 바람을 불어
오곡백과에 때깔을 입히고
휘영청 밝은 달빛으로는
감미로운 단맛을 심는다
뭉개구름 둥굴리는 구월은
가는 여름과
오는 가을이
농부의 소원 들어줌을
교대하는 계절의 교차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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