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찾아와 보니
강 석 구
고향에 찾아와 보니
논두렁 밭두렁에는
봄이 왔다고
봄이 왔다고
달래 순이와
냉이 돌이가
노랑나비춤을 추네
꽃바구니 웃음 지며
나물 캐던 아가씨들
휘파람 불던 청년들은
모습만 추억 속에서
나를 반겨주네
논밭 갈던 농夫들
새참 내던 아낙네들은
추억 속 논밭에서
은빛 봄을 심는다
낯선 얼굴들이 기웃거리고
아아 그리운 옛날이여
보고 싶은 옛사람들이여
바람결 귀에 가로
들려오는 정든 목소리
동리 한 바퀴 휘돌며 가네
떠나간 사람들 보고 파지고
남은 사람들 안타까워라
자꾸만 변해가는 모습들
다음에 뵈올 때는
또 어떤 모습일까
부디 기체 일양만강하옵시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망설이면서
천천히 늙어가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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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