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가을이 오면

강석구 2017. 8. 31. 06:29
가을이 오면


가을이 온 것 같은데
이를 어찌 한단 말이더냐
봄에는 진달래꽃이
대신 아팠다고 속였고

여름에는 장맛비가
대신 울었다고 속였는데
가을엔 무엇으로
속이고 지내야 할 까

아침 노을은
꿈속 보다 더 보고 싶게 하고
저녁노을은
애간장이 녹을 만큼 그립게 할 텐데

어찌하면 이 가을을
모르고 지낼 수 있을까

눈물일랑
새벽 꽃잎에 떨구고 
이슬이라 속이면 될까

서려 움일랑
명월 금풍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라 하면 될까

아~
아무것도
대신할 수 있는 행위가 없다

차라리 술통 메고
이태백이나 찾아가서
홀로 견디는 놀이를 알아봐야겠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