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누구 나하고 말좀 합시다.

강석구 2001. 2. 17. 11:43
*
누구 나하고 말좀 합시다

기쁨도 슬픔도 괴로움도 즐거움도
마음 먹기에 달려있오
사랑도 미움도 행복도
그런 것 없어도 괜찮다오
다만 한 가지
내 마음에서 잘려나간 대화
그 잘려나간 대화의 상처는
고독이라는 노예의 가지가 자라고 있소
내마음에서 잘려나간 내 것이어도
나는 싫어서, 싫어서
잘라도, 잘라도 잘리지 않는
외로움의 가지는 죽지도 않고 잘도 자란다오
때로는 굶어 죽으라고 밥도 안 먹고
말라 죽으라고 물도 안 먹어 보지만
내 몸만 야위어 갈 뿐
그래도 외로움의 가지는 잘도 자랍니다
몸으로 지탱할수없을만큼 무겁게 느껴 짐니다
누군가가 곁을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외로움의 가지는 잘리어 질텐데
올 사람도 없고 찾을 리도 없는
소리라도 질러 불러볼리없는
도시속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외로움의 갈구지 사이로
얼싸안은 얼굴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어 두리번거리다가
내 마음속 깊이 아쉬움만 심어놓고 사라집니다
아~ 외로워라 거 누구 있으면 나하고 말좀합시다.!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