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지금쯤 고향에는

강석구 2001. 2. 28. 12:33

* 지금쯤 고향에는

지금쯤 고향에도 봄은 돌아와
꿈나라 밤손님 새벽을 열고
우물길은 물동이에 잎돋는 소리와
걸음한짐 짊어진 늙은 발자국소리 들리고.

처녀 농군 떠난 자리에는
이미 늙은 어머니가 서있으며
아들 냄이 더난 자리에는
아버지의 구부러진 지팡이가 지키고 있겠지.

시집간 딸자식만 가끔 찾아와
어머니 가슴에 눈물을 묻고
아버지 지팡이의 걱정을 덜어 줄 뿐
그 이상의 정성은 만들지 못하네

그나마 나는 돌아가 얼굴 묻을 가슴 없고
걱정을 덜어줘볼 지팡이도 없으니
어디메 찾아가 그 아낙 번볼까나
이렇게 눈물지며 그리워할 밖께

이렇게도 못 잊을 고향이면서
나는 왜 타향에서 그리워만 하는지
나도 내 마음 몰라 하나니
나 이제는 고향 가서 알아보리라

어서야 가자 내 마음 아
흰 구름 흘러가는 언덕배기 내 고향의로
물어보자 두고 온 나의 꿈에게
무엇이 이다지도 고향을 그립게 하였는지를

먼저 붉고 다음에 푸르렀다 지는
삭막한 도시의 인심보다는
먼저 푸르고 다음에 붉었다 따는
풍성한 열매가 있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