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고향: .....옛생각

강석구 2001. 5. 16. 23:32
*고향

옛 생각


``사랑
옛집 마당에 들어서니 잡초들은
내 발등을 대리며 눈물을 떨군다.
민 들래 꽃씨는
하얀 날개를 달고 떠날 채비를 하며
하늘 키닫는 구룡나무 꼭대기에서는
생각이나 족한 얼굴로 바라보는 듯 한
나의 추억을 더듬어 오는 이 있네
함께 할 사람은 안이 보이고
먼저간 사람 생각만 나네.

``추억
대문밖 보리 내움새가
내 마음을 빼앗아 가기에
쫓아서 걸음걸음 옮기니
드문드문 허리 구부리고
농심을 심는 모습 사이로
새들도 바쁜 듯 나비와 벌를 몬다
검게 그을린 고향의 얼굴에는
푸른 오월의 입술이 찢어지고
청아한 햇살에 녹아 흐르는 미소는
옛날의 내 모습이네

``그리움
필선 이는 석류빛 머금은 앵두를 머금고
필찬이는 긴 막대기로 풀을 휘저어 동심을 꺼낸다
그 속에서는 설은잠 눈을 비비는 이슬 친구는
반가운 듯 쌩긋 두 눈을 반짝이네
하늘나라 어머님의 눈물인양 그리웁다.

``향수
낮달 박힌 우물가에는 옛이야기 둘러앉아 추억을 빤다.
빨간 추억 파란 추억 티없이 맑은 하얀 추억
매미 울던 별빛 밤에 물끼었는 소리와
시월 달에 올리던 용황제 소리 들리는 듯
우리아들 자랑예기 시집간 딸 자랑예기
우물가 돌아서 천리 밖까지 가더니
이제는 우물 속에서 잠겨 말이 없군 아

``기도
이승의 한을 사기지 못하시고 세월을 내려다보시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어버이 묘소에서
살아생전 작은 꿈 그 소원 풀어 드릴 길이 없어
하얀 찔레꽃 향기만 붉게 취하도록 마시고 또 마실 때
태양빛은 슬프도록 따사로웠고
머리에서 등으로 이마에서 눈으로
얼굴에서 가슴으로 발끝까지 눈물 범벅 땀범벅
묘를 다 깎을 때까지 취함이 취하여 나는 울었네
그리고 기도하였네 눈물을 흘리는 마음을 주어서 감사합니다.!

고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