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2001. 7. 15. 18:07

*탈 출



거울처럼 맑은 날
대전을 그 속에 넣어놓고
마음을 조였던
붉은 사슬을 풀어 헤치며
푸른 옷을 비추는 햇살을 따라간다.


언젠가 꿈속에서 보았던 곳
마음속에 동경으로 묻어둔곳
그곳의 생명들은 너나 없이

어느새 잃어 나서 나를 반긴다.


그 곳에는
신비함과
오묘함과
절묘함이 있다.


물은 흘러서 어디론가

가는 듯 마는 듯.
세월 흘러감을 잊음인 양

조용히 조용히 있고


바람은 천국에서 불어 내려와
마음을 극락으로 나누어 불어가고
물결을 스치며 날아가는 하얀 새
두 마리가 나의 시선을 가져간다


그 곳에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가을을 익히고 있으며
원색의 풍경은 나의 눈을 정화하고
산새 향기에 나의 냄새는 정화된다


마음을 조였던 도시의 사슬 자국을
물에 담그고 씻으면
모든 욕망이 사라지는 순간
나는 하늘의 구름이요
숲 속의 바람이요
물에든 고기요
하얀 낮달 따다놓고 취하여 이 백이어라.!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