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새는 날아가고
어젯밤 눈보라는
미안도 없이 떠나가고
햇볕은 따뜻하나
冷光과 冷氣만 남아
옷깃을 파고들어 몸서리가 난다
냇물은 새색시 웃음처럼 졸졸졸 수줍어 흐르고
그 물결 위에 하얀 새 한 마리
내 품에 안길 듯이 하며
나붓이 내려앉는다
이렇게 하루는 시작이 되고
무릇 길이 아니면 가지 말듯
어제 그 자리에서 하루를 마치고
해넘이 고개를 넘어 돌아오는 길
수줍던 새색시 웃음은
갈대밭에 옷고름 풀어놓고 흔들리는 갈대숲 속으로
그대 하얀 새는 날아들어 속삭이고
도시의 밤은 깊어
부엉이는 울지 않더라도
산 그림자는 나의 지붕위로 내려와
조금은 무서운 밤
자려고 눈감으면
불면증 속에서 부엉이가 울어
자꾸만 무서워지는 밤
끝내 불을 켜고 부엉이를 쫓는다
매화 강 석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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