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하얀 새는 날아가고

강석구 2008. 1. 30. 23:54


      하얀 새는 날아가고

      어젯밤 눈보라는



      미안도 없이 떠나가고

      햇볕은 따뜻하나

      冷光과 冷氣만 남아

      옷깃을 파고들어 몸서리가 난다

      냇물은 새색시 웃음처럼

      졸졸졸 수줍어 흐르고

      그 물결 위에 하얀 새 한 마리

      내 품에 안길 듯이 하며

      나붓이 내려앉는다

      이렇게 하루는 시작이 되고

      무릇 길이 아니면 가지 말듯

      어제 그 자리에서 하루를 마치고

      해넘이 고개를 넘어 돌아오는 길

      수줍던 새색시 웃음은

      갈대밭에 옷고름 풀어놓고

      흔들리는 갈대숲 속으로

      그대 하얀 새는 날아들어 속삭이고

      도시의 밤은 깊어

      부엉이는 울지 않더라도

      산 그림자는 나의 지붕위로 내려와

      조금은 무서운 밤

      자려고 눈감으면

      불면증 속에서 부엉이가 울어

      자꾸만 무서워지는 밤

      끝내 불을 켜고 부엉이를 쫓는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