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2001. 12. 8. 08:24

누드木

다 벗어 버렸다

속세를 떠난 중의 머리처럼

마음을 비운 성직자의 구두처럼

봄여름 가을

生을 구하는 이들을 위해

낡은 옷 한깃 한 홀 없이 다 벗어 주었다.

자식을 출가시킨 어머니의

그리운 마음의 아픔처럼,

아이를 잉태한 산모처럼

미동의 저항도 없이

그렇게 겨울나무는 벌하고 서있다.

치부를 다 드러낸 부부처럼

한 눈 만으로도 부끄럼 없이

봄날에 피어낼 새싹을 위해

쓸쓸한 풍경을 들고 서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정을 빚고있다.

추위도 잊은 채 裸膚가 되어

뿌리깊은 곳에 심장을 박고

식어 가는 大地의 온기를 위해

파란 계절의 꿈을 위해서

희망이라는 기다림을 지탱하고 있다.!

대전사랑/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