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되돌아간 바람

강석구 2002. 1. 18. 15:42
되돌아간 바람


그토록 따듯한 바람이었다.
한 겹 옷깃도 없는
내 가지에
불처럼 뜨거운 옷깃을
사랑스레 입혀주었지
젖은 내 마음에는
물기를 닦아주었지.

하늘만큼 먼 곳에서
날개를 저어온 바람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하는 나의 바람이었다.

나는 소원하였지
그 힘겨운 날개 다시는 펴지 말고
내 가슴에 말리면서
언제까지나 영원토록
나의 동무가 되어달라고
오직 소원은 그것 하나 뿐이었었다.

그러나 나의 가지가 작아
앉아 쉴곳 못되는 듯
떠나온 그 곳이 그리운 듯
가을이 가기전에
정만 북풍에 묻어놓고 떠나가버렸다.

이제 그 바람은 가고 없지만
바람이 남기고간 훈기가
나의 房에 희망을 심었기에
오늘도 행복했던 시간들이
북풍을 이기려는 듯 안타깝게 돋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