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맛있는 그리움

강석구 2002. 2. 6. 20:36
*맛있는 그리움



방문을 열면
얼굴을 콕 찌르고 달아나는
흰눈 섞인 찬바람이-
"뒷산
왕소나무 가지를 분지르고
빨랫줄을 스처가며 우는 날
울타리 눈을 털던 방울새
어머니께서 버리시는
자줏물 소리에-
-푸드덕거렸다.
"소죽 끓는 냄새가 마당을 쓸고
어머니의 진지 솥에 버큼이나면
추녀 밑에 고드름이 녹아 내렸지,
"아버지의 화롯불에 불이 피어 날 때쯤
동래사람 모두가 마실 방에 모여
어머니께서- 삶아오신 고구마에
동치미 얹어먹었고
누나는-
-밤이면 장독 위에
고구마를 얹어놓았다가
"다음날 아침에
눈 속에서 꺼내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었다.

아-- 생각하면 정녕 맛있는 그리움이어라.!

賣花 강 석 구

찾아뵙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