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잠못드는 밤
강석구
2002. 2. 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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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는 잠을 불러본다.
TV를 켜고 불러봐도 오지 않고
가난한 드라마의 눈물만
흐린 화면 밖으로
붉게 흘러나올 뿐.
창을 열고 불러도 오지 않고
빨간 눈 파란 눈만
도시 속으로 숨어 들어와
우두커니 껌벅거릴뿐.
책을 보고 불러도 오지 않는다.
책속에는 五萬 길이 있어서
여기도 가보고
저어 기를 가봐도
나의 잠은 도저히 찾을 길 없어
종이 위에 글을 쓰며 이렇게 불러본다.
오라 나의 잠이여
[야반夜半)(야밤]이 넘어
새벽으로 가는데
나의 잠은
어디에서 무엇하기에
오지 않느냐?
별도 없고
달 도 없는데
어디에서 무엇을 찾기에
기다림 속에 그리움만 가득하더냐.!
2002. 2. 13 寅時
야반[夜半]은 말 그대로 "밤을 반으로 자른 "가운데"
즉 밤 12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