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나는 키작은 나무

강석구 2002. 3. 10. 07:16
*나는 키작은 나무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태양이라도 잡을 듯한 기세로
온 세상을 않을 듯한 기세로
꿈도 야무지게 하늘을 본다
그러나 하늘빛은
언제나 높은 곳에만 있을 뿐이네
꿈도 하늘에 있고
사랑도 하늘에 있는데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은
하늘에 있는데
노자도 없고
올라설 언덕도 없어
나는 갈 수도 없어
닿을 수도 없는
나는 키작은 나무
빌딩숲 그늘 속에서
하루종일 울고있는
나는 키작은 나무
나는 가고 싶은데
남들처럼 그곳에 올라
꿈도 따고 사랑도 따고
하늘빛 받고 싶은데
나에게 하늘빛은 꿈속의 빛
어차피 나에게 소용없는 하늘빛이라면
차라리 바람이나 휭하니불어서
나뭇잎 모두 떨어 졌으면.!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