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나 草人으로 살리라

강석구 2002. 7. 24. 16:52
*나 草人으로 살리라



내가 가야 하는 길은
분명히
이 한 길 뿐인데
영 내 것이 안인 듯

내일 또다시 나 살아있어도
오로지 이 한 길로
나는 가야 하는데
영 내 것이 아닌 듯

너무나 고운 길이어서
마음 엄두도 못 내는가
아무리 발짓하여도
땅띔도 못하겠다.

너무나 추한 길이어서
마음 아니 가려는가
아무리 나를 달래도
자구만 뒤돌아서려한다.

어차피 바램은
마음밖에 있고
나를 향한 눈빛들은
가식의 옷을 입고 가는 길

아마도 나에게는
권한 없는 바램이런가
가지 못함이면 안타까우나
따르자니 부끄러운 길

나 이름 없는
草人으로 살리라
꽃이 그리우면
별빛 받아 사랑인 줄 알고

나 草人으로 살리라
그리움이 사무처
울음이 나면
달 그림자로 눈물 가리우면 되지.!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