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달동네 어느집
강석구
2002. 10. 8. 12:44
*달동네 어느집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길
쓰러질 듯한 언덕에
부딧치는 소리가잇다
소리는 가난한 음성인 듯
수챗구멍으로 힘없이
흘러나오는 물의 색깔은
가슴을 태운 듯 검은 핏이고
물의 냄새는
아무것도 씻지 않은 듯 축농증이다.
담에 앉아
기웃거리는 참새는
날갯짓 없이 짹짹거리고
아이는 토방에 서 서
손을 저어 반가운데
아낙의 밥상에는
김이 나는그릇 두 개뿐
수저는 한 벌이다
.
방문이 닫히고
뒤이어 들려오는 기침소리
톤은 높고 굵으며
마디는 짧고 가늘하게
속으로 잦아드는 듯
병석에든 시아버지인 듯
부엌에 들어가도 할 일이 없는 듯
가난한 살림살이인가
남의 입으로는열녀문이면 무엇 하리
달 빛 한 입 베어먹고
우두커니 서있어야 하는 것을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