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가을이 가지전까지만

강석구 2008. 11. 2. 22:15


가을이 가지전까지만

한 줄기 눈물로

가을빛을 눈에 넣자니

단풍이 너무 고와서

두 눈으로 바라보니

가슴에 물 흐르네.

젖은 눈시울따라

먼 곳을 바라보는 것도

구름 따라 고개 돌리는 것도

얼굴에 단풍이 지기전까지만

가슴 뛰는 소리따라

옛 기억에 마음 파는 것도

달빛에 그림자 만드는 것도

낙엽을 밟는 소리가 들릴 때 까지만

남들이 보는 나의 그리움은

가을빛 풍경 속에서 함께

구경삼아 지나치는 그림일 뿐이니

色神들이 떠나갈 때 까지만

가을은 계절의 잔칫집이네

온갖 만물이 다 취하여 붉어진 얼굴

비바람 천둥 번개 애태우던 가뭄을

견디고 살아온 날들이 아팟는가

단풍은 만취되어 내 품에 안기네

더불어 나도 취하는 마음은

이 가을이 가기전까지만!

매화 강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