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산길을 가다가 .........2003/02/07
강석구
2003. 4. 30. 21:37
산길을 가다가
산길을 가다가
다정한 그림 한 폭을 보았다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집.
울타리에는 화사한 꽃들이
사랑의 허리를 감듯
제멋에 겹도록 피어올랐네
사람이나 사는가 한 참을
기웃거리는 눈짓을 하는데
굴뚝에는 연기 꽃이 피어나고
해는 이미 서산에 기우는 듯
그 빛은 지붕위에서 맴을 돌고
연기는 그 빛 속으로 흩어져 아름답구나.
무슨 사연이 있어 예 와서 사는 것일까?
부리를 붐벼대는새들처럼.
스스로 제 좋아서 사는 것이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부엌문이 빠끔히 열리고
남자와 여자가 나온다.
연기를 만들던 따뜻한 손에는
온갖 향이 나는
미소 진 밥상이 들려있고
꽃을 피우던 손은
밥상을 받치는 듯
조심스러운 몸짓이 상냥스럽다.
저리 다정한 모습은
스스로 찾아와 만들어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이리라
시간이 흐르고 해가 뉘엿뉘엿 거리니
굴뚝의 연기 꽃은사그라지고
자줏물 소리에 뒤돌아보니
여인은 연신 흥얼거리네.
돌아오며 서운한 마음 들어
돌아보고 또 돌아본 것은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볼까 함이었네!
200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