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갑습니다

망년회(忘年會)

강석구 2003. 12. 30. 17:42
*망년회(忘年會)



취중 망언이라기에
술잔을 들다말고
잔을 내려놓았다.

취중 진담이라기에
잔에 술을 붓고
자꾸 마셔버렸다.

술에 취한 언행은
잊음이든 보냄이든
깨고 나면 변명하기 나름

보내고 싶지 않은 것과
보내야 하는 것을
나 이로운 대로 말을 할 술

잊으려. 잊으려고
가파른 길을 오르며
숨이 가빴다.

멀리 떠나 보내려
바람부는 언덕에 올라
몸을 비틀거렸다.

넘어진 별빛을 밟으며
집에 가는 길

늘어진 달빛을 잡고
문인가 하였네.


매화 강 석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