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입 춘(立春)
하루 진종일 얼굴에
붉은 햇볕 화장을 하고 돌아와
겨울잠 자고 있는 화단에 지워 떨어뜨렸다
해가 진다
입춘의 하루는 저물고
내 피곤의 껍질을 벗고 잠든 사이
화단에 떨어뜨린 햇볕의 잔광에
잠든 화단은 심장이 뛰고
용광로보다 더 뜨겁게
꿈과 희망으로 깨어나서
얼어버린 화단의 피를 녹여
붉은 훈기를 피여 올려
낙화 목에 이슬을 맺혀놓고는
내 얼굴에 붉은 볼 화장을 한 그 해가 떠오르면
이슬방울들은 산화하며
해와 이슬은 서로 한 마음이 되어
담장 너머로 안개를 피어 넘기며
춤을 추며 봄노래 부르리라
나도 화단의 온기처럼
내 마음도 따뜻한 가슴이 되어
얼굴에 붉은 화장을 받으러 일터로 가리라!
매화 강 석 구
봄처녀 1.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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