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구 2004. 1. 30. 22:26
*노숙새



굳게 닫힌
도시의 문을 지나
구두소리 멀어저가는
가로등 연인의
붉은 골목길을 비켜서
다리가 붉은 새한 마리
어디로 가나?

구름이 무거워서
절뚝이는 날개
갈 길을 멀고도
한 평생인데
바람 불어와 흔들리는 나무
쉬어갈 곳 없었던가
길가에 내려앉은 너는 나그네새.

어디 가는 길이었던가
어느집 주인이었던가
세상이 무거워 흔들리는 몸뚱이
벗어버린 옷자락은
바람에 차가웁고
갈아입을 옷없어
떨고있는 너는 노숙새.


매화 강 석 구